안혜경 - 가던 길 멈추고

어둠이 짙을수록 짙어 갈수록
거리의 네온은 현란한 웃음을 짓고
이리저리 밀리는 메마른 낙엽속에
일그러진 내 영혼 함께 뒹구는구나
가던 길 멈추고 바라보니
바람은 불고
바람따라 풀무친 소리 으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어느새 빛나는
수많은 별들 있었네

초롱하던 두 눈 샛별같던 두 눈
고개 숙인 그 날부터
두 눈에 빛을 잃어
봄이 와도 시린 가슴 노란 세상
담배 연기 속에 말을 잃어버렸나
가던 길 멈추고 바라보니
바람은 불고
바람따라 작은 민들레 으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 흰구름이 있었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 흰구름이 있었네

안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