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경 - 바리데기

어둠 내린 관악산 계곡 가르며
두꺼비 도마뱀 달래며
바리데기 나오네
한강 건너 바리데기
남산으로 향하네
쑥내음 흙내음 치마에 담고서
남산으로 오르네
전망대에 오른 바리데기
초생달에 교신하네
검은 하늘 사이로 은하수를 부르네
애절하게 명령하네 밤의 신비를
달빛 같은 세월 죽고 또 죽었지만
아무도 바리공주 알지 못하네
별빛 같은 세월 살고 또 살았지만
아무도 바리공주 알지 못하네
지옥의 돌밭 지나
한 손에 환생꽃 들고
서역 천국 맑은 생명수 길어 왔지만
서울은 감전 상태 게임에 빠져있고
이순신 동상은 하릴 없이
광화문을 지키네
불타는 아스팔트 작두로 걸으며
바리데기 바람처럼 춤추고 있는데
전광판 뉴스에 목마른 사람들
아리수 생수에 목을 적시고 있네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달빛 같은 세월 죽고 또 죽었지만
아무도 바리공주 알지 못하네
별빛 같은 세월 살고 또 살았지만
아무도 바리공주 알지 못하네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바리데기

안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