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섭 - 언덕 위의 나무

내가 살았던 그 동네의 언덕에는
커다란 나무들 나를 쉬게 했지
어느날 아침에 집짓는 사람들이
나의 푸른나무를
모두 다 베어버렸지
이제 그곳에는
층층이 사람이 살고
내가 쉴 수 있는 곳
어디로 갔나 어디로

나의 나무가 있었던 그 자리에는
싸늘한 그늘과
아파트 담벼락 oh
나에게 소중한
숨쉰 기억들은 사라져
언덕 어느곳에도
나무를 볼 수가 없어
이제 그곳에는
층층이 사람이 살고
내가 쉴 수 있는 곳
어디로 갔나 어디로

낮에도 어두워
저 그늘이 왠지 싫어
나 지치게하는 것
어떻게 해야하나
이제 그곳에는
층층이 사람이 살고
내가 쉴 수 있는 곳
어디로 갔나 어디로

변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