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 - 내가 만든 꽃다발

내가 만든 꽃다발
삐에르 드 롱사르

활짝 핀 꽃을 꺽어서 꽃다발을 바칩니다
이 저녁 꺽지 않으면 내일이면 시들 이 꽃들을
그대는 이걸보고 느끼겠지요
아름다움은 머지않아 모두 시들고
꽃과 같이 순간에 죽으리라고
그대여 세월은 갑니다
세월은 갑니다
아니, 세월이 아니라 우리가 갑니다
그리고 곧 묘비 아래 눕습니다
우리 속삭이는 사랑도
죽은 뒤엔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나에게 사랑을 주세요
그대 살아있는, 아름다운 동안
치자꽃 설화 / 박규리(김세원 낭송 )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각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김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