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옥 - 발등이 찍혔네

호수 같은 마음 속에
배 띄웠는데
이게 무슨 돌풍입니까
순진하고 약한 맘에
믿었던 사람
이별의 닻을 내렸네
열 길된 물 속은
알 수가 있어도
한 길된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믿고 믿고 믿는 도끼에
발 등이 찍혔네
발 등이 찍혀버렸네

돌 다리처럼 두드려 보고
건너 갔는데
조심 조심 건너 갔는데
어리석은 이 내 마음
눈이 멀어서
그만 풍덩 헛 디뎠어요
일생의 매일이 이런거라고
내 자신 그 맘으로 위로하지만
속고 속고 속는 내 삶이
눈물이 나네요
눈물이 자꾸 나네요

호수 같은 마음 속에
배 띄웠는데
이게 무슨 돌풍입니까
순진하고 약한 맘에
믿었던 사람
이별의 닻을 내렸네
열 길된 물 속은
알 수가 있어도
한 길된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믿고 믿고 믿는 도끼에
발 등이 찍혔네
발 등이 찍혀버렸네

발등이찍혔네 - 이순정(서울 대공원)

발등이찍혔네 - 이순정(서울 대공원)

문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