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일 - 그리쉽게 잊으셨나요

벌써 나를 잊었나요
돌아서기 무섭게
세월흐르듯 강물흐르듯
그리쉽게 잊으셨나요
정을주고 정을 못 잊어
우는건 아니랍니다
당신이 나를 잊었다는게
그게 슬퍼 우는 겁니다
벌써 나를 잊었나요
돌아서면 말없이
세월이 흘러도 강물이 흘러도
그리쉽게 잊으셨나요
정을주고 정을 못 잊어
우는건 아니랍니다
짧았던 세월에 변해버린
그 마음이 너무 슬퍼 우는 겁니다

박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