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 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kkotgega ganjang soke
ban jjeum momeul damgeugo
eopdeuryeo itda
deungpane ganjangi
ulkeokulkeok ssotajil ttae
kkotgeneun baetsokui
aleul kkyeoaneuryeogo
kkumteulgeoridaga deo natge
deo badak jjokeuro
ungkeuryeoteurira
beodunggeoryeoteurira
beodunggeoridaga
eojjihal su eopeoseo
sal sokeuro seumyeodeuneun geoteul
han ttaeui eoseureumeul
kkotgeneun cheoncheonhi
batadeulyeoteurira
kkeopjili meokmeokhaejigi jeone
gamanhi aldeulege
malhaeteurira
jeonyeokiya
bul kkeugo jal siganiya
deo natge
deo badak jjokeuro
ungkeuryeoteurira
beodunggeoryeoteurira
beodunggeoridaga
eojjihal su eopeoseo
sal sokeuro seumyeodeuneun geoteul
han ttaeui eoseureumeul
kkotgeneun cheoncheonhi
batadeulyeoteurira
kkeopjili meokmeokhaejigi jeone
gamanhi aldeulege
malhaeteurira
jeonyeokiya
bul kkeugo jal siganiya
jeonyeokiya
bul kkeugo jal
스며드는 것 (백자 - 울산방송 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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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백자

20141226, @Heavy, 대구.

스며드는 것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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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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