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 곡마단의 하루

뛰어넘는 재주속에 하루가 가고
쏟아지는 박수속에 하루가 간다
손수건 흔들면 비둘기 날고
요술보자기 펼쳐요
호랑이 아저씨 꼼짝못하고 엎드려 절하네
천막속에서 하루가 돌고 돌아요
딴 세상처럼 하루를 보내요
신기하게 바라보는 많은 눈동자
꼬마들이 귀여워서 하루를 산다

이제 밤은 깊어 모두들 떠나면
텅빈 돗자리 위에는
하루를 보내며 남겨두고 간
추억만이 남아
천막속에서 하루가 돌고 돌아요
밤이 지나면 다시 또 하루

아침이 되어 막이 오르면
다시 또 시작되는
쏟아지는 박수속에 하루가 또 간다

이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