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욱철 - 낚시와 아버지

들판에 파란 잔디
수줍은 듯 고개 들고
아지랑이 피어나는
나른한 어느 봄날
철없던 어린 나는
해 맑은 미소 띄며
아버지 손을 잡고
낚시 낚시 따라 갔네
따스한 봄바람은
내 곁을 스쳐 가고
이름 모를 들꽃들도
우릴 보며 미소짓네
아버지 손 때 묻은
낚시 한 대 던져 놓고
망태기 하나 가득
우리 사랑 담아 갈 때
곱고도 곱게 싸신
어머님에 도시락에
난 정말 아버지와
해지는 줄 몰랐었네

오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