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 스물여섯 달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눈이 시려오던 모퉁이
파아란 새벽하늘 위로
달려가던 기차소리
아스라히 뻗어가던
그리움의 바다와
끝없이 묻어두었던
뜨거운 청춘의 꿈들
우리 앞에 드리워진
수많은 기대와 두려움
모두 안고 가야만 해
그것이 미어지는 아픔일지라도
그렇게 날들은 흘러가
마침내 오늘까지 왔어
끈적이던 시간 속에
난 무엇을 남겼는지
뒤척이던 많은 밤과
몇편의 시와 노래
무엇보다 소중한 건
너와 나누었던 우정
너의 환한 미소마저
언젠간 잊혀 지겠지만
난 세상을 노래할게
너는 세상을 그리면서 살아가줘
닿을 수 없던 그리움에
모대겼던 밤들
하지만 이젠 끝이야
우리 앞엔
밝은 내일만이
펼쳐질거야 그대여
기대와 두려움
그것이 미어지는 아픔일지라도
너의 환한 미소마저
잊혀지겠지만
너는 세상을 그리면서 살아가줘

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