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 (Fana) - 투명인간 (Feat. 있다) (Prod.The Quiett)

분명히 난 투명인간
내가 그려나간 관계란 단편만화 속
난 또 날 담아내다 망쳤나봐
꼭 바보 같아
한 쪽 한 장 작은 한 컷마다
낯선 사람들 틈에 섞여
서성거리던 하찮은 녀석
어떤 표정 시선과 마주쳐도
아무 것도 적어 넣지 못한 말풍선
곧 꽁꽁 얼어버린 허무한 한숨으로
가득 차 터져버렸지
홀로 덧없이
허공 저 어딘가로 떠돌던 먼질
주연삼아 그저 못난 낙서마냥 써나간
또 하나의 졸작
낯부끄러운 만화
정말 난 소질 없나봐
어떤 한 가지도
잘하는 것 없이 엉망이야
뭔가 한참 엇나가 버렸나봐
더는 못 참아
혼자 남는 것 말이야
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지만
자신의 지금에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은
나를
볼 수가 없고
그들을 향해
내 입에서
빠져나간
말 한마디는
바람결에
휩쓸려가
아무리 공중에다
팔을 휘저어 봐도
달아나는 바람
끝자락마저도
절대로 붙잡을 수 없지
어느 곳을 가도
그리 환영받지 못한 손님
난 여기 말없이 남겨진 나머지
말벗이라곤 시린 바람과
모진 찬 공기뿐야 오직
추위로 떨다 모든 게 그리워져
주윌 겉돌다 두리번거리며
흘린 멀건 눈물이 번져
흐리멍텅 풀린 동공
늘 입속으로만 되뇌어
Please don't go
계속해서 이 길을 걷다보면
똑바로 이 길을 걷다보면
투명인간들만의 세계에
닿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
분명히 난 투명인간
혹은 여기 다른 모두가 눈먼 이일까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
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지 않아
난 그저 길가 구석진 자리
그 어딘가 그어진 작은
선이나 풍경인가
아무에게도 말을 건넬 수 없지
이제 아무에게도 손 뻗지 말자
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
걷는다
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
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
걷는다
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화나 (FANA) - 샘, 솟다 (Prod. The Qu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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