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경 - 서궁

동편에 뜨는 달이 처마끝에 걸면
이리뒤척 저리뒤척 온 한밤을 지새우네
님 향기 남기려거든 정일랑 가져가지
새벽이슬 어쩌라고 눈물만 적시나

해야 솟으렴 이한밤이 다가도록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서편에 지는 달이 서산마루 걸리면
기다리던 부질없이 이한밤이 다간다
사랑찬 달그림자에 천생연분 수놓던
그모습을 그리면서 님을 기다리고

해야솟으렴 이한밤이 다가도록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김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