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임, 박상철 - 잘했군 잘했어

영감
왜 불러
뒤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소
보았지
어쨌소
이 몸이 늙어서
몸보신 하려고 먹었지
잘 했군 잘 했어
잘 했군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불러요
외양간 매어 놓은
얼룩이 황소를 보았나
보았지
어쨌어
친정집 오라비
장가 들 밑천해 주었지
잘 했군 잘 했어
잘 했군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내 마누라지
영감
왜 불러
사랑채 비워주고
십만 원 전세를 받았소
받았지
어쨌소
서양춤 추려고
쌍나발 전축을 사왔지
잘 했군 잘 했어
잘 했군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불러요
딱정댁 마나님이
술값의 독촉을 왔었나
왔었죠
어쨌나
지리산 감추려고
지리산 약 캐러 간댔지
잘 했군 잘 했어
잘 했군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내 마누라지

김용임, 박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