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 여왕폐하의 순정

보아라 달을 불러 이르길
더 고운 빛깔 가득 이 밤
물들이도록 하라
추억에 나 잠 못 드니 밤새
달빛에 춤을 추겠노라
오래 전 그 날
성인식의 무도회
갖은 축복 속에서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날
세월이란 덧없구나
성문을 열어 다오
노래를 들려다오
영롱한 실바람의 요정들
나를 둘러 춤추도록
왕관을 벗겨 다오
모두 물러 가다오
여왕은 잠시 혼자 있고 싶다

들어라 해를 불러 이르길
더 투명한 햇살로 한낮을
설레이도록 하라
철없던 사랑의 기억 다시
추억을 날아가겠노라
오래 전 그 날
푸른 별의 왕자님
끝내 너무 먼 인연
내가 처음 사랑했던 사람
사랑이란 슬프구나
성문을 열어 다오
노래를 들려다오
영롱한 실바람의 요정들
나를 둘러 춤추도록
왕관을 벗겨 다오
모두 물러 가다오
여왕은 잠시 혼자 있고 싶다

엄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