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희 - 여름 그리기 (은상)

하얀 유리창에 계절은 지고
낮익은 얼굴들은
뒤로 멀어진다
흔드는 손하나 없는
창밖엔 비젖은 잎파리만
자꾸 멀어진다
까만 섬 하나가 잠들어 있는
작은 바다가 꿈꾸고 있는
꿈꾸고 있는
나의 여름은 지나간 바람
나의 여름은 외로운 기억
까만 섬 하나가 잠들어 있는
작은 바다가 꿈꾸고 있는
꿈꾸고 있는
나의 여름은 지나간 바람
나의 여름은 외로운 기억
나의 여름은 지나간 바람
나의 여름은 외로운 기억

손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