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글 - 왜 이렇게 예뻐요

왜 이렇게 예뻐요
예쁜 건 둘째 치고
나를 왜 행복하게 해요
지나가는 바람이 달잖아요
달이 뜨는 날이면 생각이 나잖아요
밥을 먹다가도 수저를 들다가도
노래를 듣다가도 생각이 나잖아요
세상이 행복해지니까
내가 가진 하루가
이렇게 소중했나 싶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좋아죽겠어요
그래도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죠
우리는 아직 걸어야 할 길이
조금 남았거든요
당신을 보면 웃음이 나고
당신도 나를 향해
자주 웃는 걸 알면서도
조금은 기다려야 하죠
당신을 직접 보고
말해야 하는 일이 있거든요
우리 사이는 아직 확실하지 않죠
그럼에도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당신만큼 소박하게 나를 웃게 만드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준 사람이라는 거에요
세상 모든 게 예뻐 보여요
당신과 거릴 걷고 난 뒤부터 이래요
우연처럼 만났고
내가 다가서서 인연이 되었던
그날을 기억해요
문을 열고 들어왔던 순간부터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하던
그 날의 아침까지
좋은 감정으로 대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내가 같이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거 말고는 바랄 게 없어요

흔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