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삭 스쿼브 - 이유

처음엔 그냥 탈출구가 필요했네
해마다 이사 다니기
바빴던 우리 집
늘 술에 취한 채 새벽에 들어와
쓰러지는 아버지
구둣발로 들이닥친
건달들과 빚쟁이
집안에 고성과 눈물은
교차로 번져
어느새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말만 던져
단칸방에 모인
다섯 식구들 틈에서
작은 방에 틀어박혀
내가 붙잡은 건 힙합
랩 그래 생소하긴 했지 그 당시엔
미국말랩 듣는
것만으로도 특이한 애
정학을 받아 쓴
반성문에 맞췄던 Rhyming
친구의 VF뒤에 타고
Freestyle하며 Riding
중2때 첫 알바
주유소 기름때 묻은 손으로
적었던 가사는
조악한 라임의 연속
허나 그때 그 가사는
어떤 욕망이라기 보단
당시 날 누르고 있던
압박을 뚫고 숨쉬는 것
소문이 났지 별명 Yo 랩퍼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게 랩을 시켰어
부끄럼은 없어 당시엔
뭐든 뱉고 뱉고 뱉어
연신내 힙돌이
경복고 Freestyle Rap Boy
당시 RAP은 내 존재의 증명
꿈이라기보단 숨
당시 RAP은 내 존재의 증명
꿈이라기보단 숨
그러다 좀 욕심이 생겼네
까놓고 말해 더
잘나가고 싶어졌네
일개미처럼 살면
평생 못 이룰 것 같은 일들을
말 그대로 한 방에 싹
다 이루어가는 이들을
보고서 대가리가 팍 터졌지
나도 이 길을
따라가면 한 방에 갚겠지
산더미 같은 이 빚을
그래 그때 내게 랩
힙합이란 것은 이미
뜨고 싶어 안달 난 3류의
수단과 핑계
덥석 물어 버렸지 달콤한 열매
계약서에 싸인하며
화려한 미래를 그렸네
내가 믿던 음악보단
매니져들 말에 오염되어
강남의 Super Car와 모델
돈만이 보였네
심장으로 존경하던
형들은 버린 지 오래
뭘 하던 잘나가는
연예인들 꽁무니만을 쫓네
좋은 술 화려한 것들에 취해
Party Girl 옆에서
눈 뜬 아침에 스스로 외쳐
I’m livin’ Good
But wrong answer
that’s f*ckin’ wrong answer
그저 합리화일 뿐
난 뿌리가 잘려나간 꽃다발
내 욕심을 지키기 위해
무한 반복하는 거짓말
영혼을 잃어버린 채
주워먹기 바빴던 잿밥
당시 RAP은 내 욕망의 수단
달콤한 독극물
당시 RAP은 내 욕망의 수단
달콤한 독극물
이카루스의 날개는
결국 불타 없어져
추락하는 것엔 자비 따위 없어
다만 피부로 느끼는
추락의 가속도
무엇보다 두려운 건
곧 닥칠 바닥과의 충돌
완전히 나가버린
정신에 풀린 동공
잿빛으로 변해버린 삶
뒤틀린 반쪽짜리 성공
이젠 내가 날 버릴 차례
낭떠러지에 몸을 던졌는데
Finally I met a Jesus
Uh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다시 눈을 떠
갈급한 삶에 마르지 않은
영원한 생명의 물을 떠
차갑게 죽어가던 삶에
다시금 성령의 불을 켜
죄인중의 괴수 갈보리
십자가의 피를 무릅써
Uh 다 토해내 내 안의 독소
날 보고 탄식하시던
그 못 박힌 손에 붙들려
모든 게 새로워진 삶
진리로 내 시간들을 물들여
흰 눈처럼 바꿔가 이제
내 남은 전부를 드려
과녁을 빗나갔던
화살을 바로 잡아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을 바라봐
태초부터 날
향해 준비하신
Master Plan과 소명을 찾아
더럽게 포장된
내 Soul & Music을 되찾아
다시 마이크를 잡아
이제 RAP은 내 소명
세상을 향한 그분의 Speaker
이제 RAP은 내 소명
세상을 향한 그분의 Speaker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은즉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그 때에 내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