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달달, 이노스 (INNO`s) - 그 자리에서

내 눈 내 귀 내 입 속에
너의 흔적이 너무나 짙어
그 자리에서
흘려버린 내 마음에
너의 기억이 너무나 깊어
그 자리에서
야 거봐 헤어져 그 세 음절
이미 건조해져 버린 입술
사이에서 흘리는 건
2초도 안 걸려
대신 미세하게 떨렸던 음정
분주해져 복잡한 머릿속은
당장 무슨 말과 어떤 제스처
드라마 속 연인들은 눈물을 짜
혹은 쿨한 척
당당한 걸음으로 걸어가
현실 속 난 그저 머리만 긁적
어눌하지만 최대한 담담한 척
잘 가 행복했어
기다렸다는 듯 기계적인 반응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그다지 무겁지가 않아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어느 연인들 부럽지가 않아
사랑해 입술을 부딪쳤는데
신기하게도 이젠
남이 돼 둘이 돼
어떡해 분명 우리였는데
너나 나나 이젠 자유야
길어질 줄 알았던 오늘 하루가
빨리도 끝나 밤이 깊어오니
난 살 수가 없을 듯 숨이 막혀
널 처음 봤던 그날보다 더
당장 내일 눈을 뜨면 어떻게 버텨
이젠 길어질 것 같아 매일 하루가
내 눈 내 귀 내 입 속에
너의 흔적이 너무나 짙어
그 자리에서
흘려버린 내 마음에
너의 기억이 너무나 깊어
그 자리에서
생각보다 긴 하루는 일주일 정도
어쩌면 미리 했나 봐
맘의 정리정돈
요즘 좀 지겨워
매일 반복되는 바쁜 척
지루한 시간 즐긴 척
잘 지낸 척
insta 웃는 셀카로 도배
하루를 보내
너도 같아 우린 서로를 속여 속네
모르겠어 서로의 속내
실수로 누른 듯해 빨간 heart
쉽게 예상돼 확신해
며칠 안에 연락 와
만나자마자 확인해
여전히 따뜻한 서로의 체온
그리웠어 서로에게
묻어있던 흔적을 다시 채워
깨워 서로 외웠던
둘만의 언어 다시 또 배워
끝나면 쓸모 없을
둘만 알아볼 수 있는
은밀한 표정들을
이것도 예상했어
진해진 흔적
무표정하게 씻어내
감정을 간직한 채
이러는 건 서로에게
쓸모 없는 낭비
어쩌면 서롤 외면해
저지른 마음의 반칙
예상했듯 화려한 축제 뒤는
더러워 문제
또 연락해
그래 이게 네가 원한 우리 관계
난 서 있어 그 자리에서

서달달, 이노스 (INN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