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 없었던 것처럼

원래로 모두 제자리로
하나였던 두 사람의 망연한 귀로
고단한 전쟁 같던 우리의 날들
이젠 그의 곁에서 편히 쉬어
유난히 뜨거웠고
그만큼 소란했지
등 돌린 그림자
끝내 각자의 길로 저문다
나 이젠 널 모르는
남자일 뿐이야
더는 알아선 안 되는
타인일 뿐이야
돌아보면 안 돼
혹시 스친대도
떠올려선 안 돼
어떤 순간에도
모두 묻어두고
처음부터 사는 거야
없었던 것처럼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love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꿈에도 상상해본 적 없던 풍경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곁의 너
연주가 시작되고
숨죽여 발을 떼는
익숙한 뒷모습
하얗게 산산이 부서진다
나 이젠 널 모르는
남자일 뿐이야
더는 알아선 안 되는
타인일 뿐이야
돌아보면 안 돼
혹시 스친대도
떠올려선 안 돼
어떤 순간에도
모두 묻어두고
처음부터 사는 거야
없었던 것처럼
거친 말로 독한 말로
내 기억 더럽힌대도 좋아
어서 네가 지울 수만 있다면
아물 수만 있다면
오늘이 너를 아는
마지막 날이야
원래 첨부터 없었던
사람일 뿐이야
죽는 그날까지
숨 쉬는 동안엔
마주치지 말자
꺼낼 생각 말자
전부 씻어내고
그의 곁에 행복해라
처음인 것처럼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no more love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I don't know you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love
I don't know you ah
No more love

허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