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 우물 안 개구리

세상이 무서워 숨기만 했던 나
사랑도 이제 싫어 상처 받기 두려워
초라한 내가 그 모습이
싫어서 부정하기만 하던
한 때 동화 같은 세상을 꿈꾸던
동그란 하늘 아래
햇살을 반가워 하던
순수했던 그 아이는
이제 앙상한 가지가
찢어 놓은 회색 조각들
아래 갇혀 무뎌진 눈물 흘리며
흩어진 시간을 애써 주워담다
두려움에 나를 조여오는
어둠에 고개를 떨군다
애써 두 눈을 감는다
언젠가 봤던 그 하늘을 기억해
누군가 두고 간 선물 같은 꿈
달은 나를 비추고 별들은 길을 내고
그 모든 고요가 날 안아주던
하루하루 멀어져 가는 시간이
다가 갈 틈 없이 나를 밀어내도
쫓아갈게 몇 번 이라도 견뎌낼게
그 날을 그리며 모든 게 아름답던
그날 그날
유난히 따뜻한 햇살에 눈을 떠
오늘은 좀 다를까
조금은 다를거야

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