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그레이 - 절벽

답이 아닌 걸 알면서
흔쾌히 틀린 답을 골라
이리 저리 치이고 떠밀려
결국 지금 나는 세상 끝으로
빛이 있어도 보이지 않고
달아나야 해도 길이 없지
그렇게 날 헤쳐버린 너
그때 난 모든 것을 버리고
기꺼이 감옥에 들어가
스스로 문을 닫고
결국 난 그 누구도 남지 않아서
나 여기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듣지 않고
마지막 위로를 건네고
차갑게 응원하는 너
다른 사람 같아 너무 무서워
그만해 위로는 필요 없어
영혼 없이 어깨를 두드리는
그 손 좀 치워주길
너의 응원은 비웃는 것 같아
왜 내게 있지도 않은 힘을
자꾸 내란 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엇갈리고 얽혀
이 끝까지 떠밀려 온 걸까
영원히 내 편이라던 약속이
하찮은 거짓말이 되어
처참히 버려질 때
어디에도 날 반기는 곳은 없어
저 아래 검푸른 바다만
어서 오라 손짓하고
여기까지 날 떠민 너의 두 손으로
절벽 끝 힘겹게 매달린
날 제발 구해주길
죽을 것 같아
미친 심장을 어쩔 수 없어
나는 왜 너 따위에 빠져서
헤어날 수 없는 건지
영원히 내 편이라던 약속이
하찮은 거짓말이 되어
처참히 버려질 때
어디에도 날 반기는 곳은 없어
저 아래 검푸른 바다만
어서 오라 손짓하고
여기까지 날 떠민 너의 두 손으로
절벽 끝 힘겹게 매달린
날 제발 구해주길
죽을 것 같아
미친 심장을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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